[칼럼] 디자인창작증명, 디자인 모방 방지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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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사)한국디자인기업협회장 kodfadsn@hanmail.net

김진국지난해 국내의 한 가구업체는 자사가 제작한 디자인 가구를 타 업체가 모방해 블로그에서 팔고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해당 업체에서 자신들이 만든 디자인이라고 주장하며 계속 판매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처럼 국내 산업계에 디자인권과 같은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만연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 창작물 값을 받지 못하는 등 불공정 관행도 적지 않다. 지재권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지만 지재권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디자인 전문회사조차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디자인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디자인 도용 사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의 손실이자 디자인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다.

시장 진출에 필요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 지재권을 사전 확보한 후 필요할 때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시장 독점 지위를 선점하는 것이 최상의 프로세스다. 그러나 다수의 영세한 디자인 기업은 등록비, 번거로운 절차, 소요 시간 등의 한계에 부닥쳐 '디자인 등록'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지재권 관련 피해를 당하고도 소송에 소요되는 시간 및 인력 부담 때문에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디자인권 침해가 인정된다 해도 손해배상액이 5000만원 이하로 소액인 경우가 많다. 일부 기업이 손해배상액보다 이익이 크다고 판단하고 불법임을 알고서도 디자인 침해를 자행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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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디자인 도용만이 아니다. 디자인 기업이 제출한 시안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계약의 정당한 범위를 넘어 모든 지재권의 양도를 요구하는 용역 발주처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갑을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당한 사례는 끊이질 않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사례를 면밀히 파악,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창작증명' 사업은 많은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특허청 디자인권 등록 절차에 비해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창작증명은 다소 간단한 서류 접수로 1~2일 안에 증명 받을 수 있다. 접수비도 2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는 점에서 기업과 디자이너의 부담을 줄였다.

물론 디자인창작증명만으로 창작물에 독점 배타권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 효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특허청 출원 및 등록을 거쳐야 한다. 

그 대신 사전에 디자인창작증명을 신청해 둘 경우 디자인 등록 완료 이전에 발생할 수 있는 디자인 모방을 예방할 수 있다. 분쟁 발생 때도 창작자와 창작 시기를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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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자인보호법 개정을 통해 이달 22일부터 창작물 신규성 예외 인정 기간이 종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났다. 권리화되지 않은 디자인이라 해도 출원 신청 전 1년 동안 디자인권 등록 요건인 신규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법률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자인창작증명과 같은 실효성 있고 유용한 제도를 통해 수많은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가 더욱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창작의 열기를 마음껏 발산하게 해야 한다. 법제도 보호 장치를 발판으로 한국 디자인 산업이 세계 수준의 디자인 상품을 배출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