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건 미국변호사] “미국식 직무발명보상제도 도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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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건 모건 루이스 미국 특허변호사 daegunn.jei@morganlewis.com

제대건변호사우리나라에 직무발명보상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많은 기업체가 직무발명보상제도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도입했더라도 시혜적인 차원에서만 시행했던 특성이 있다. 정부는 이를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고 판단, ‘경제적 약자’인 직원을 위해서 발명진흥법 등 관련 법규들을 제정 및 시행했다. 이 제도는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직원들의 기술개발 의욕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관련 법규와 판례는 일본 및 독일을 주로 참고했다.

◇성문법으로 규정하는 직무발명제도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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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등 유럽 국가와 일본 등의 직무발명제도 법규들은 직무발명보상 사례에 고려되는 요인, 보상범위, 액수 등을 세세히 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법규들을 서로 다른 산업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해 산업 분야별 실정에 특화하기가 어렵다. 또한, 복잡한 법 적용으로 인해 연구개발 직원들과의 보상수준 예측이 불가능하고, 분쟁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고속으로 발전하는 혁신 산업의 장애물이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업 연구개발 시설을 발명보상 수준이 예측가능한 나라로 이전하는 부작용을 가져 오기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러한 성문법 체계 하에서는 직무발명의 보상액 산정이 ‘사용자가 얻을 이익’ ‘발명자 공헌도’ ‘발명자 기여율’ 등의 몇 가지 요소에만 근거하여 공식화되고, 그 산정 결과의 직무발명보상이 발명자에게만 돌아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기업의 직무발명 시스템 전체의 비용 및 이익 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고, 극소수의 성공한 특허 이익을 발명자에게 분배하다보니 다른 직원들에 대한 보상 재원이 없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발명 특성화 이미지

◇발명 직원에게만 집중되는, 현재 직무발명보상의 문제점

현대 혁신 기업에서 발명 직원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직원들의 노력과 기업 자원이 투입돼 특허가 만들어지고 행사되는 바, 소수의 발명 직원의 공헌으로 발생한 추가 이익을 계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미국 기업법 혹은 법경제학에서는 팀 프로젝트 이론(Team Production theory)이라고 부른다. 발명 직원에게만 과도한 보상이 집중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 다른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직무발명 시스템 자체의 존립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직무발명은 수많은 실패를 기회비용으로 지출하므로 재무 관점에서는 사내 직무발명 시스템 운영은 만성적자 상태다. 소수의 성공한 발명 및 그 특허권 행사를 통해 그동안 지출됐던 비용의 일부나마 기업이 비로소 회수하게 되는데, 이렇게 회수되는 비용도 그동안의 기회비용 지출을 보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율계약을 중시하는 미국 직무발명보상제도

몇 가지 예외적인 판례가 있기는 하나, 미국에서는 한두 명의 발명자에게 거액의 직무발명보상을 사례하는 경우는 드물다. 성문법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연방법 혹은 주법 등을 통해서 직무발명보상을 강제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직원 간의 고용 계약 등을 통해 기업 입사 이전부터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한다. 그 범위에 직무 발명이 포함되고 발명의 사전 예약승계 규정은 기본조항으로 그 직무 발명의 보상은 통상적인 임금을 통해서 이뤄지는 점이 상호 합의된다. 또한, 이렇게 작성된 계약서 해석에 대해 법원 판결 등을 통해서 무효화되거나 보상 금액이 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직무발명보상 수준에 대해서 장기적인 예측과 통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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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직무 발명 자체가 출원 및 등록 불가, 특허권 행사 불가 등 대단히 빈번한 실패를 포함하고 직원이 실패한 발명을 제출했을 때도 기업은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반면, 직원에게 월급 삭감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상호 이해한다. 위에서 말한, 발명 직원 및 특허 출원, 라이선스 등 관련 직원들의 보상 수준은 산업 분야, 기술, 회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에 의해 결정하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에서 관여하지 않는다.

◇발명 직원은 ‘경제적 약자’일까

현재의 직무 발명 보상 제도의 기본 전제는, 발명 직원이 기업에게 정당한 발명 보상을 요구할 수 없는 ‘경제적 약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발명 직원은 자신에게 맞는 보상 수준을 기업과 협상할 수 있다. 훌륭한 직무발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직원이라면 고용 계약의 한 부분으로 발명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기업에서 정하는 발명보상 수준이 불만족스러울 때는 스타트업이나 스핀오프 창업을 통해 본인의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고, 그 이익을 스스로 보상받는 방법도 있다.

◇첨단 산업화 시대에 걸맞은 유연한 직무발명보상제도를

직무발명이 직원의 통상 업무가 아닌 물품 제조와 별개의 추가적인 업무로 인식되던 때에는 기업들의 발명 보상에 대한 인식이나 수준이 낮아 외부 개입이나 지도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첨단 산업화 시대에는 특허권 획득 및 행사 자체가 회사의 주요한 사업 분야가 되고 있다. 기업 스스로의 사업적 판단을 통해 사내 직무발명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허 문서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발명자 한두 명에게 집중되는 발명 보상은 전체 직무 발명 보상 시스템 운영을 어렵게 하여 기업 및 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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